월급은 꾸준히 들어오는데, 1년이 지나도 자산은 별로 안 늘어난 느낌이 들 때가 있어요. 표시 금리만 보면 예금도 나쁘지 않습니다 — 그런데 3.5%짜리 예금에 1,000만 원을 1년 넣어두면 세전 이자는 35만 원, 이자소득세 15.4%(5만 3,900원)를 빼면 세후로는 약 29만 6,100원만 남는 구조예요. 이 세금 차이가 쌓이면 꽤 커집니다.
최근 경북매일 보도에 따르면 ISA·연금저축·IRP 세 계좌에 쌓인 돈이 합쳐서 약 376조 원에 달한다고 해요. 다만 이 숫자는 ISA는 2026년 4월, 연금저축은 2024년 말, IRP는 2025년 기준으로 시점이 서로 다른 통계를 더한 값이라는 점은 감안해야 합니다. 오늘은 ISA·연금저축·IRP를 어디서부터, 어떤 순서로 채워야 손해를 줄일 수 있는지, 그리고 2026년 8월에 막 발표된 개편안까지 함께 정리해 볼게요.
왜 예적금만으론 부족할까 — 세금 뒤에 남는 돈이 다르다
예금 금리가 오른 건 사실이에요. 다만 핵심은 금리가 아니라 세금을 뗀 뒤에 남는 돈입니다. 절세계좌는 이 부분에서 일반 계좌와 격차를 만들어요. ISA는 초과분만 9.9%로 낮게 과세하고, 연금저축·IRP는 넣는 순간 세액공제로 돈을 돌려받습니다. 같은 1,000만 원이라도 어느 통장에 넣느냐에 따라 손에 남는 금액이 달라지는 이유입니다.
세 계좌, 한눈에 비교하면
가입 순서를 정하기 전에 세 계좌의 성격부터 나란히 놓고 보세요.
| 구분 | ISA | 연금저축 | IRP |
|---|---|---|---|
| 주된 용도 | 3~5년 중기 목돈 | 노후 준비(세액공제 위주) | 노후 준비 + 퇴직금 이전 |
| 납입 한도 | 연 2,000만 원(5년 누적 최대 1억 원) | 연 600만 원(세액공제 기준) | 연금저축과 합산 연 900만 원까지 |
| 세금 혜택 | 비과세 200만 원(서민형·농어민형 400만 원), 초과분 9.9% 분리과세 | 납입액의 13.2~16.5% 세액공제 | 연금저축과 동일한 세액공제율 |
| 묶이는 기간 | 3년(의무가입기간) | 만 55세 이후 연금 수령 | 만 55세 이후 연금 수령 |
| 중도해지 시 | 비과세·저율과세 혜택 소멸, 이자소득세 15.4%로 재과세 | 세액공제분·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 16.5% | 좌동 |
ISA — 목돈 굴리기의 첫 단추, 2027년엔 규모가 커진다
3~5년 안에 쓸 중기 자금이라면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부터 채우는 편이 유리해요. 만기가 3년으로 비교적 짧고, 안에서 예금·펀드·국내주식까지 담을 수 있습니다.
일반형 기준 비과세 한도(순이익 200만 원)까지는 세금이 없고, 초과분은 9.9% 분리과세로 끝나요(서민형·농어민형은 비과세 한도가 400만 원으로 더 높습니다). 일반 계좌의 15.4%보다 낮은 세율을 적용받는 셈입니다. 연간 납입 한도는 2,000만 원, 5년간 누적으로는 최대 1억 원까지 넣을 수 있어요.
이 글을 쓰는 시점(2026년 8월) 기준으로, 정부가 8월 3일 발표한 세제개편안에는 ISA를 손보는 내용이 들어 있습니다. ‘생산적금융 ISA’라는 신설 유형을 만들어 비과세 한도를 일반형 500만 원·서민형 1,000만 원으로 지금의 2.5배 수준까지 올리고, 연간 납입 한도도 4,000만 원(5년 누적 2억 원)으로 두 배 늘리는 안이에요. 다만 이 개편안은 아직 법이 아니라 정부안입니다. 8월 중 입법예고를 거쳐 정기국회 심의를 밟고, 통과되더라도 2027년 1월 이후 새로 개설하거나 갱신하는 계좌부터 적용될 예정이라 지금 있는 ISA에 소급 적용되지는 않아요. ‘이제 곧 한도가 늘어난다니 지금 굳이 채울 필요 없다’고 미루면, 그 사이 비과세 혜택을 못 받는 손해가 더 큽니다.
연금저축 — 세액공제가 가장 확실한 계좌
당장 세액공제 효과를 보고 싶다면 연금저축계좌가 다음 카드예요. 연 600만 원 한도까지 납입액의 13.2%(총급여 5,500만 원 초과, 종합소득금액 4,500만 원 초과 기준) 또는 16.5%(그 이하 기준)를 세액공제로 돌려받습니다.
예시로 계산해 볼게요. 총급여 5,000만 원 직장인이 연금저축에 600만 원을 넣으면, 환급 가능액은 600만 원 × 16.5% = 99만 원 수준입니다. 같은 600만 원을 일반 예금에 묻어둘 때와 비교하면 차이가 분명해요.
다만 만 55세 이전에 중도해지하면 그동안 받은 세제혜택분과 운용수익에 기타소득세 16.5%가 부과됩니다. ‘중도 인출이 어려운 돈’이라는 점은 가입 전에 분명히 짚어둬야 합니다.
IRP — 한도는 늘지만 투자엔 여전히 제약이 있다
연금저축 600만 원을 다 채우고도 여유가 있다면 IRP(개인형 퇴직연금)로 한도를 넓힐 수 있어요. 연금저축과 IRP를 합쳐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대상이 됩니다. 연금저축 600만 원 + IRP 300만 원 조합이 가장 흔한 형태예요. 900만 원을 꽉 채우면 최대 세액공제액은 148만 5,000원(16.5% 구간) 또는 118만 8,000원(13.2% 구간) 수준입니다.
그런데 IRP는 지금도 안전자산을 30% 이상 담아야 하는 규정이 남아 있어요. 전부 주식형 펀드로 채울 수는 없다는 뜻입니다. 이 30% 상한을 없애자는 논의가 금융감독원 쪽에서 계속 나오고 있지만, 고용노동부는 노후 자금의 안전성을 이유로 신중한 입장이라 2026년 8월 현재 규정은 그대로예요.
예외는 하나 있습니다. 2023년 7월 도입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상품을 고르면 이 30% 상한이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위험자산 100%까지 담을 수 있는 몇 안 되는 경로가 됩니다. 직접 펀드를 골라 담는 일반 운용 방식에서는 여전히 30% 규정을 피할 수 없어요.
놓치기 쉬운 한 수 — 만기된 ISA, 연금계좌로 넘기면 세액공제가 또 붙는다
여기까지는 ISA·연금저축·IRP를 각각 따로 굴리는 이야기였는데, 사실 이 셋은 연결할 수 있어요. ISA가 만기됐을 때 그 돈을 그냥 인출하지 않고 연금계좌(연금저축 또는 IRP)로 옮기면 세액공제를 한 번 더 받을 수 있습니다.
조건은 두 가지예요. 만기(또는 중도해지) 후 60일 이내에, 금융회사가 제공하는 ‘연금전환’ 절차를 통해 이체해야 합니다. 계좌 간에 그냥 돈만 옮기는 건 해당하지 않아요.
이렇게 넘긴 금액은 그해 연금계좌 납입액으로 인정되는 것과 별도로, 전환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를 추가 세액공제로 받습니다. 예를 들어 ISA 만기금 1,500만 원을 전액 연금계좌로 전환하면 1,500만 원 × 10% = 150만 원이 그해 세액공제에 추가로 얹힙니다. 만기금이 3,000만 원을 넘으면 한도인 300만 원이 그대로 적용돼요.
‘ISA는 3년 굴리고 다음은 어디로 넣지’라는 고민이 있다면, 이 전환 세액공제가 실질적으로 순서를 이어주는 다리 역할을 합니다.
그래서 얼마씩, 어떤 순서로 넣을까
정답은 없지만, 상황별로 참고할 만한 기준은 이래요.
- 연말정산 환급이 아쉬운 편이라면: 연금저축부터 채우는 쪽이 효율적입니다. 세액공제 효과가 바로 체감돼요.
- 3~5년 안에 쓸 목돈도 같이 만들고 싶다면: ISA를 병행하되, 만기 시점을 미리 계획해두고 만기금을 연금계좌로 넘길지 정해두세요.
- 여유가 더 있다면: IRP를 추가하되, 30% 안전자산 규정을 감안해 상품을 고릅니다.
여러분이라면 다음 달 월급에서 어디부터 채우시겠어요?
흔한 실수 4가지
- 한도 착각: ISA는 연 2,000만 원, 최대 1억 원까지 낼 수 있어요. 매달 무제한이 아니라 연간 누적 한도라는 점을 헷갈리지 마세요.
- 세율 혼동: 연금저축·IRP를 중도해지하면 기타소득세 16.5%가 붙지만, ISA를 3년 채우지 못하고 해지하면 성격이 달라요. 별도 가산세 없이 비과세·저율과세 혜택만 사라지고 일반 이자소득세 15.4%로 재과세됩니다. 두 세율을 같은 것으로 착각하는 경우가 많아요.
- IRP 전액 예금 오해: IRP 안에 예금만 채우면 절세 효과는 있지만 장기 수익률은 낮아질 수 있습니다. 안전자산 30% 의무를 채웠다면 나머지는 펀드로 나눠 담는 편이 일반적이에요.
- 중복 가입 오해: ISA는 1인 1계좌예요. 은행·증권사 여러 곳에서 동시에 열 수 없습니다. 2027년 예정된 ‘생산적금융 ISA’가 도입되면 기존 ISA와 별도로 가입할 수 있다는 안이 논의 중이지만, 이 역시 아직 확정된 사안은 아니에요.
오늘 확인할 것
- 예적금만 굴리면 이자에서 15.4%가 빠진다
- ISA는 200만 원까지 비과세, 초과분은 9.9% 분리과세(서민형은 400만 원)
- 연금저축은 연 600만 원, IRP 포함 시 연 900만 원까지 세액공제
- IRP는 지금도 안전자산 30% 이상 의무(디폴트옵션 상품은 예외)
- 만기된 ISA를 연금계좌로 넘기면 전환액의 10%(최대 300만 원)를 추가로 공제받는다
- 2027년부터 ISA 한도가 커질 예정이지만 아직 국회를 통과하지 않았다
자산 형성의 진짜 차이는 금리 0.1%가 아니라 세금이 빠진 뒤 남는 돈에서 만들어집니다. 예금만 비교하던 습관에서 한 발 나와, 절세 한도부터 채우는 쪽으로 시선을 옮겨보세요.
참고 자료
- 경북매일, “‘예·적금만으론 안 돼’…절세계좌에 376조 몰렸다”, 2026-06-15
- 금융위원회, ISA(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 관련 FAQ
- 국세청, 연금계좌 세액공제 안내
- 고용노동부, 퇴직연금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보도자료
-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ISA 만기자금 연금계좌 전환 세액공제 안내
자주 묻는 질문
만기된 ISA 자금을 연금계좌로 옮기면 정말 세액공제를 또 받을 수 있나요?
네, 만기(혹은 중도해지) 후 60일 이내에 금융회사의 연금전환 절차를 거쳐 이체하면 전환 금액의 10%(최대 300만 원)를 그해 세액공제로 추가 인정받습니다. 계좌 간 임의 이체는 해당하지 않으니 반드시 연금전환 서비스를 이용해야 해요.
IRP는 위험자산 100% 투자가 안 된다고 들었는데, 예외가 있나요?
일반적으로 IRP는 안전자산을 30% 이상 담아야 하는 규정이 남아 있어요. 다만 2023년 7월 도입된 사전지정운용제도(디폴트옵션) 상품을 선택하면 이 상한이 적용되지 않아 사실상 위험자산 100% 투자가 가능합니다.
2027년 세제개편으로 ISA가 바뀐다는데, 지금 가입해도 되나요?
2026년 8월 발표된 세제개편안은 아직 정부안 단계입니다. 통과되더라도 2027년 1월 이후 신규·갱신 계좌부터 적용될 예정이라, 지금 가입해도 손해가 아니에요. 오히려 비과세 혜택을 미루는 쪽이 손실입니다.
ISA를 3년 채우지 못하고 해지하면 어떻게 되나요?
사망·해외이주 같은 예외 사유가 아니라면 비과세·저율과세 혜택이 사라지고, 그동안 발생한 이자·배당소득에 일반 이자소득세 15.4%가 다시 부과됩니다. 연금저축·IRP 중도해지 시 붙는 기타소득세 16.5%와는 다른 세율이니 혼동하지 마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