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를 보면 국민은행 1년 정기예금이 연 3.20%까지 올랐다고 합니다. 우리은행과 신한은행도 이미 예·적금 금리를 올렸고요. 그런데 창구에 가면 예금 말고 적금도 같이 권합니다. 어떤 분은 ‘적금이 5%대라던데 그게 낫지 않나요?’ 하고 물어봐요. 오늘은 이 두 상품을 두고 어느 쪽이 내 돈에 맞는지, 기준을 나눠 비교해 볼게요.
같은 3%대라도 이자 계산법이 다릅니다
가장 많이 헷갈리는 부분이 여기예요. 정기예금은 지금 있는 목돈 전체에 표시금리가 붙습니다. 적금은 매달 넣는 돈 각각에 남은 기간만큼만 이자가 붙어요.
쉽게 말하면 이렇습니다. 1,200만 원을 굴린다고 가정해 볼게요. 정기예금 3.20%에 1년 넣으면 세전 이자는 약 38만 4천 원입니다. 반면 같은 3.20% 적금에 매달 100만 원씩 12개월을 넣으면 세전 이자는 약 20만 8천 원 수준이에요. 원금은 같은데 이자는 절반쯤으로 줄어듭니다. 12번째로 넣은 100만 원은 겨우 한 달치 이자만 붙기 때문이에요.
여기서 놓치기 쉬운 부분이 ‘적금 표시금리가 예금보다 높아야 비슷해진다’는 점입니다. 적금 5%가 예금 3%보다 훨씬 유리해 보이지만, 실제 손에 쥐는 이자는 예금 쪽이 더 클 수 있어요. 국민은행이 이번에 올린 취약계층 적금 5.7%도 대상과 한도가 정해진 상품이라 누구나 그 금리로 받는 건 아니고요.
지금 가진 돈의 성격을 먼저 봐야 해요
기준을 하나 더 얹어야 합니다. 돈이 이미 통장에 있느냐, 앞으로 모을 돈이냐예요.
- 전세보증금 반환, 상여금, 퇴직금처럼 이미 목돈이 들어와 있다면 정기예금이 자연스러워요. 하루라도 빨리 예치해야 이자가 붙습니다.
- 매달 월급에서 30만~50만 원씩 저축 여력이 생기는 구조라면 적금이 맞아요. 목돈이 없는데 예금 상품을 억지로 만들 이유는 없습니다.
- 둘 다 해당한다면 나눠도 됩니다. 지금 있는 목돈은 예금으로 묶고, 매달 새로 생기는 여윳돈은 적금으로 붙이는 방식이에요.
예금과 적금은 ‘어느 쪽이 이득이냐’의 대결이 아니라 돈의 흐름이 다른 두 도구입니다.
중도해지와 만기 유연성도 따져봐야 합니다
만기까지 못 버티고 깨면 표시금리 대부분이 날아갑니다. 은행마다 다르지만 중도해지이율은 보통 연 0.5~1%대 수준이에요. 3.20% 예금을 6개월 만에 해지하면 실제 받는 이자는 처음 기대의 3분의 1도 안 될 수 있습니다.
이걸 감안한 실전 팁 몇 가지를 정리해 볼게요.
- 1,000만 원을 통째로 1년 예금에 넣기보다, 500만 원씩 두 개로 쪼개면 급전 필요 시 한쪽만 해지해도 됩니다.
- 병원비·자동차 수리비 같은 비상금 성격의 돈은 예·적금 대신 파킹통장이나 수시입출금 CMA에 두는 편이 유리해요.
- 적금은 자동이체일을 월급일 다음 날로 맞춰야 실패 확률이 낮습니다.
금리가 더 오를까, 여기서 멈출까
기사들을 보면 예금금리는 올랐지만 대출금리는 더 가파르게 올랐다는 지적도 같이 나옵니다. 은행이 예대마진을 확보하려는 국면이라는 뜻이에요. 이 방향이 이어질지, 곧 꺾일지는 아무도 단정할 수 없습니다.
그래서 만기 선택을 이렇게 나눠보면 편해요.
- 금리가 더 오를 것 같다고 보면 6개월 단기 예금으로 짧게 끊고 재예치합니다.
- 지금 금리에 만족하고 더 이상 안 오를 것 같다고 보면 1년 이상 정기예금으로 락인합니다.
- 매달 저축을 이어갈 계획이라면 적금은 6개월·12개월을 섞어 만기가 어긋나게 굴리면 목돈화 시점이 유연해져요.
어떤 사람에게 어떤 선택이 맞을까
정리하면 이렇게 갈립니다.
- 정기예금이 맞는 분: 이미 500만 원 이상 목돈이 통장에 있고, 1년 안에 크게 쓸 계획이 없는 경우. 세후 실이자를 계산기로 미리 확인하고 예치합니다.
- 적금이 맞는 분: 아직 목돈이 없고, 매달 강제 저축 습관부터 만들어야 하는 경우. 표시금리보다 ‘끝까지 넣을 수 있는 금액’을 우선합니다.
- 둘 다 필요한 분: 목돈은 예금으로 묶고 신규 저축은 적금으로 이어가는 병행 구조가 가장 무난합니다.
은퇴 이후 자금이나 세제혜택 계좌까지 함께 굴리는 상황이라면 개인 상황에 따라 전략이 달라지니, 금액이 크다면 은행 창구나 세무·재무 전문가 상담을 한 번 거치는 편이 안전합니다.
한 단계 위에서 보면
정기예금과 적금의 진짜 차이는 금리가 아니라 돈이 들어오는 시점입니다. 이미 들어온 돈에는 예금, 앞으로 들어올 돈에는 적금이 붙는 구조예요. 3.2%라는 숫자에 끌려 상품부터 고르지 말고, 내 통장의 돈 흐름을 먼저 그려본 다음 도구를 붙여보세요.
Q. 여러분이라면 지금 어떤 선택을 하시겠어요?
- ① 있는 목돈은 1년 정기예금에 락인
- ② 6개월 단기 예금으로 짧게 굴리며 관망
- ③ 신규 적금부터 시작해 저축 습관 만들기
- ④ 예금과 적금 반반 병행
- ⑤ 일단 앱 열어놓고 금리 비교하다 하루가 다 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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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묻는 질문
적금 금리가 예금보다 높은데 왜 이자가 더 적나요?
적금은 매달 새로 넣는 돈에 남은 기간만큼만 이자가 붙기 때문이에요. 마지막 달에 넣은 돈은 한 달치 이자만 붙어서, 표시금리가 같으면 실이자는 예금의 절반쯤이 됩니다.
국민은행 5.7% 적금은 누구나 가입할 수 있나요?
이번에 발표된 5.7% 상품은 취약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적금으로, 대상 요건과 한도가 정해져 있습니다. 일반 가입자용 대표 정기예금 금리는 연 3.20% 수준입니다.
예금을 중간에 깨면 얼마나 손해인가요?
중도해지 시에는 표시금리 대신 중도해지이율이 적용돼 이자가 크게 줄어듭니다. 급전 가능성이 있다면 처음부터 금액을 2~3개로 쪼개 예치하는 편이 안전합니다.
금리가 더 오를 것 같은데 지금 1년 예금을 묶어도 될까요?
확실히 오른다고 단정하기 어렵다면 6개월 단기 예금으로 끊어가며 재예치하는 방법이 있어요. 반대로 지금 금리에 만족한다면 1년 이상으로 락인하는 쪽이 마음이 편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