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어트 보조제 결제 전, 간 지키려면 봐야 할 것들

다이어트 보조제를 고를 때 대부분 성분표부터 봅니다. 그런데 2026년 6월 11일, 국내에서 가장 널리 쓰이는 체지방 감소 원료 하나의 성분표에 새 문장이 추가됐습니다. “드물게 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섭취기간 중 알코올 섭취를 피할 것.”

식품의약품안전처가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을 개정하면서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에 붙인 섭취 시 주의사항입니다. 광고 문구가 아니라 고시에 박힌 표시 의무예요. 이 문장이 왜 생겼는지를 따라가 보면, 보조제를 고를 때 실제로 봐야 할 것이 무엇인지가 꽤 분명해집니다.

먼저, 무슨 일이 있었나

시작은 2025년 8월이었습니다. 가르시니아 제품을 먹은 소비자 2명에게 급성 간염 증상이 나타났고, 두 사람 모두 입원 치료 후 호전돼 퇴원했습니다. 식약처가 해당 제품과 원료를 수거해 검사한 결과는 품질 기준 적합이었어요. 불량품이나 가짜가 아니었다는 뜻입니다.

그럼에도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는 2025년 9월 16일 심의에서 이 사례를 인과관계 5등급으로 판정했습니다. 식약처 규제영향분석서에 따르면 5등급은 “인과관계의 가능성이 매우 높은 수준이고, 증상이 심각하며, 유사 이상사례 신고 이력이 다수”인 경우입니다. 그리고 2017년 인과성 평가 제도가 시행된 이래 5등급 판정이 나온 것은 이때가 처음이었습니다.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간독성 조치 경과. 2025년 8월 급성 간염 이상사례 2건 발생, 2025년 9월 16일 건강기능식품심의위원회 인과관계 5등급 판정(제도 시행 후 최초), 2025년 9월 두 개 로트 11만 4160개 회수, 2025년 10월 17일부터 12월 17일까지 행정예고, 2026년 6월 11일 개정고시로 섭취 시 주의사항 신설.
출처: 식품의약품안전처 규제영향분석서(2025-10-14) 및 「건강기능식품의 기준 및 규격」 개정고시

이어서 소비기한 2027년 4월 17일·18일 두 개 로트, 총 11만 4,160개가 회수됐고, 2025년 10월 17일부터 12월 17일까지 행정예고를 거쳐 이듬해 6월 고시 개정으로 마무리됐습니다. 이번 개정은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 제15조의2에 따른 기능성 원료 재평가 결과를 반영한 것으로, 가르시니아를 포함해 8종 원료가 대상이었습니다.

방아쇠는 알코올이었습니다

주의사항에 굳이 술이 등장하는 데는 이유가 있습니다. 조사 과정에서 이상사례가 발생한 두 사람 모두 제품을 먹으면서 알코올을 함께 섭취한 사실이 확인됐기 때문이에요. 식약처 규제영향분석서에도 “알코올과의 병용섭취 시 간 독성의 발생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전문가 의견”이 근거로 적혀 있습니다.

같은 판단을 다른 나라도 하고 있습니다. 규제영향분석서가 함께 인용한 해외 사례를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국가 표시 문구 요지
한국 (2026-06 개정) 드물게 간에 해를 끼칠 수 있으며, 섭취기간 중 알코올 섭취를 피할 것
호주 매우 드물게 간에 해를 끼칠 수 있음. 피부·눈의 황변, 피로, 메스꺼움, 식욕부진, 복통, 짙은 소변, 가려움증 등이 나타나면 복용을 중단하고 의사와 상담할 것
캐나다 간 질환자·의약품 복용자는 복용 전 전문가와 상담할 것. 눈·피부의 황달, 짙은 소변, 구역질, 구토, 위통 등 발생 시 섭취를 중단하고 전문가와 상담할 것

여기서 실질적으로 쓸모 있는 건 호주·캐나다 문구에 나열된 증상 목록입니다. 국내 문구는 “간에 해를 끼칠 수 있다”까지만 말하지, 무엇을 느끼면 멈춰야 하는지는 알려주지 않거든요. 황달, 짙은 소변, 지속되는 구역질과 복통, 설명되지 않는 피로 — 보조제를 먹는 중에 이런 증상이 오면 그때가 중단하고 진료받을 시점입니다.


이상사례 신고는 3년 새 3.2배로 늘었습니다

가르시니아만의 이야기가 아닙니다. 식품안전정보원의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접수 현황을 연도별로 보면 증가세가 뚜렷합니다.

연도 이상사례 신고 건수 전년 대비
2022년 1,117건
2023년 1,434건 +28.4%
2024년 2,316건 +61.5%
2025년 3,551건 +53.3%

2022년과 2025년을 견주면 3.18배, 연평균으로 환산하면 매년 47%씩 늘어난 셈입니다(신고 건수 기준으로 직접 계산). 신고 제도가 알려지면서 늘어난 부분도 있겠지만, 증가 폭 자체가 작지 않아요.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 건수 연도별 추이. 2022년 1117건, 2023년 1434건, 2024년 2316건, 2025년 3551건으로 3년 사이 3.18배 증가.
출처: 식품안전정보원 건강기능식품 이상사례 신고·접수 현황

더 눈여겨볼 숫자는 따로 있습니다. 2025년 이상사례 가운데 병원 치료로 이어진 사례가 352건이었습니다. 전체의 9.9%, 대략 10건 중 1건입니다. 약국을 이용한 사례는 39건으로 훨씬 적었고요. 증상 유형은 소화불량·복통 같은 소화기계가 가장 많았고, 가려움 등 피부 증상, 어지러움, 가슴 답답함 순이었습니다. 대부분은 불편에 그치지만, 열 중 하나는 병원까지 갑니다.

신고가 많은 원료와 규제가 붙은 원료는 다릅니다

여기서 대부분의 글이 놓치는 지점이 나옵니다. 2025년 원료별 신고 현황을 정리하면 이렇습니다.

원료 기능성 2025년 신고 누적
Lactobacillus gasseri BNR17 체지방 감소 412건 805건
포스파티딜세린 인지력 개선 122건
파비플로라 생강뿌리추출물 체지방 감소 119건 126건
L. acidophilus YT1(HU038) 갱년기 여성 건강 88건
와사비잎추출물(NCWL01) 체지방 감소 69건
콘드로이친 관절 건강 46건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 체지방 감소 47건(1~8월)

이상하지 않나요. 신고 건수 1위는 BNR17(412건)인데, 주의사항이 신설되고 회수가 이뤄진 건 47건인 가르시니아였습니다. BNR17 한 원료가 2025년 전체 이상사례의 11.6%를 차지하고,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 상위 2종만 합쳐도 531건으로 전체의 15.0%인데도요.

이유는 두 숫자가 서로 다른 것을 재기 때문입니다. 신고 건수는 그 원료를 얼마나 많은 사람이 먹었는지에 크게 좌우됩니다. 많이 팔린 원료일수록 신고도 많이 쌓여요. 반면 인과관계 등급은 증상의 심각도와 인과성이 얼마나 확실한지를 봅니다. 소화불량 1,000건과 급성 간염 2건 중에 규제가 움직이는 쪽은 후자입니다.

그래서 “신고가 많은 성분 = 위험한 성분”으로 읽으면 판단을 그르칩니다. 성분을 고를 때 봐야 할 건 신고 건수 순위가 아니라, 그 원료에 규제기관이 어떤 조치를 취했는가입니다.


결제 전 30초, 라벨에서 확인할 것

지금까지의 내용을 실제 행동으로 옮기면 네 가지입니다.

다이어트 보조제 결제 전 확인 목록. 섭취 시 주의사항 읽기, 체지방 감소 원료 중복 확인, 술자리 잦은 기간 피하기, 황달·짙은 소변·구역질·복통·피로 시 중단, 식품안전나라에 이상사례 신고.
본문의 근거를 결제 직전 확인 항목으로 정리

첫째, 제품 라벨의 ‘섭취 시 주의사항’을 읽으세요. 효능 문구보다 이쪽이 정보량이 많습니다. 가르시니아 제품이라면 알코올 관련 문장이 들어가 있는지 보면 되고요.

둘째, 체지방 감소 원료가 둘 이상 겹치지 않는지 확인하세요. 이번 재평가에서 식약처는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을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와 함께 제조하거나 섭취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도 함께 반영했습니다. 다이어트 보조제를 여러 개 겹쳐 먹는 습관이 이제 공식적인 주의 대상이 된 셈이에요.

셋째, 술자리가 잦은 기간과 겹치지 않게 하세요. 국내 두 사례가 정확히 그 조합이었습니다.

넷째, 이상 증상이 오면 멈추고, 신고하세요. 앞서 정리한 호주·캐나다의 증상 목록이 판단 기준이 됩니다. 그리고 이상사례는 소비자가 직접 신고할 수 있어요 — 식품안전나라를 통해 접수하면 됩니다. 위 통계가 쌓여 규제로 이어진 출발점이 바로 그 신고들입니다.

해외 직구는 아예 다른 문제입니다

여기까지 읽으셨다면 해외 직구 제품이 왜 다른 범주인지도 분명해집니다. 가르시니아 사례에서 실제로 작동한 장치는 세 가지였어요. 이상사례 신고 접수, 심의위원회의 인과성 평가, 그리고 회수와 표시 의무 부과.

국내 유통 건강기능식품이라 이 셋이 돌아간 겁니다. 해외 직구나 개인 간 거래로 들어온 제품은 이 세 장치가 하나도 작동하지 않습니다. 문제가 생겨도 신고가 집계되지 않고, 인과성 평가 대상이 아니며, 회수 통지를 받을 경로도 없습니다. 성분이 같아도 안전망이 없는 상태예요.

같은 맥락에서, 감량이 잘 안 될 때 보조제부터 늘리는 접근도 다시 볼 필요가 있습니다. 정체기의 원인은 대개 따로 있거든요 — 다이어트 정체기에 흔히 하는 착각혈당과 체중을 함께 보는 방법을 먼저 점검해 보시길 권합니다.


자주 묻는 질문

지금 먹고 있는 가르시니아 제품, 버려야 하나요?

회수 대상은 소비기한 2027년 4월 17일·18일인 특정 두 개 로트였습니다. 그 외 제품은 회수 대상이 아니고, 식약처도 동일 원료를 쓴 다른 제품에서는 이상사례가 보고되지 않았다고 밝혔습니다. 표시된 섭취량·섭취방법을 지키고 섭취 기간에 술을 피하는 것이 현재 권고입니다. 다만 간 질환이 있거나 상시 복용하는 약이 있다면 전문가와 상담 후 결정하세요.

라벨에 알코올 주의 문구가 없으면 문제 있는 제품인가요?

아닙니다. 고시 개정은 2026년 6월 11일이라 그 이전에 제조·표시된 제품에는 해당 문장이 없을 수 있습니다. 문구 유무가 품질 차이를 뜻하지는 않아요. 다만 주의해야 할 내용 자체는 표시와 무관하게 똑같이 적용되므로, 문구가 없더라도 알코올 병용은 피하는 편이 맞습니다.

체지방 감소 제품을 두 개 같이 먹으면 안 되나요?

이번 재평가 결과에 가르시니아캄보지아 추출물을 다른 체지방 감소 기능성 원료와 병용해 제조·섭취하지 않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습니다. 서로 다른 제품이라도 기능성이 같으면 성분이 겹칠 수 있으니, 라벨의 기능성 원료명을 대조해 보세요.

이상 증상이 생기면 어디에 알리나요?

식품안전나라(foodsafetykorea.go.kr)를 통해 소비자가 직접 이상사례를 신고할 수 있습니다. 제품명과 제조번호, 섭취 기간, 증상을 함께 적으면 됩니다. 문의는 식약처 종합상담센터 1577-1255로도 가능합니다. 신고가 쌓여야 인과성 평가와 조치로 이어지므로, 가벼운 증상이라도 남겨두는 편이 다음 사람에게 도움이 됩니다.

참고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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